선과 악의 문제

사실 이 세상에선 절대적인 '정답'이나 '오답'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. 모든 상황에서 절대적인 '정답'은 논리적으로 절대적인 '오답'과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.

애초부터 논리적으로 존재할 리가 없는 이 '정답'과 '오답'은 흔히 절대 선(善)절대 악(惡)이라 불리는데, 만일 그러한 것이 '진짜로' 있었다면 모든 존재가 '정답'이 되는 하나의 방향을 따랐을 것이고 그 이외의 다른 것들은 모두 '오답'으로 여겨지게 되는, 결과적으로 '다양성'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사회/윤리면에서는 한없이 암울하며 방향성 면에서는 모든 것을 구분할 수 없는 지루하며 밋밋한 세상이 되어 있을 것이다.

이 세상에 '다양성'이라는 게 왜 있겠는가? 모든 존재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방향성이 있기 때문이다. 상황에 따라 최선(最善)이 될 수도 있는 모범 답안이나 최악(最惡)이 될 수도 있는 선택지 같은 건 있을지 몰라도, 앞서 말했듯 절대적인 '정답'이나 '오답'은 존재할 수 없다.

다만, 포괄적인 의미에서 절대적인 '오답'인 경우는 존재하는데 바로 "인간이 타인을 하나의 인간(인격체)으로서 취급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되는 모든 것"이다. 그러나 이 범주에 해당되는 경우 역시 앞서 말했듯 워낙 포괄적이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절대 악(惡)으로 볼 수는 없다.

사실 음모론의 다수가 허무맹랑한 주장인 이유도, 애초에 그 논거로서 절대적인 악 혹은 절대적인 선이 되는 세력들의 존재를 상정(想定)하고 있기 때문이다. 그러한 방향성을 가진 특정 세력들의 존재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.